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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환규 회장 "과잉진료 실체를 인정한 이유는…"
내용 최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의사들의 과잉진료가 실제로 있어왔다"고 토로한 대목을 놓고 의료계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진정성 담긴 고백이 설득력을 높였다는 입장과 '과잉진료'란 용어가 주는 거부감을 감안할 때 다소 위험한 발언이었다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노 회장은 29일 의협 인터넷 홈페이지 플라자 게시판에 '대한민국의 과잉진료(의료과소비)와 해법'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우리가 먼저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당시 발언의 취지를 밝혔다.

노 회장은 "과잉진료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고백한 이유는 국민이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그들의 귀를 열어야 했기 때문"이라며 "국민이 현재 의료계 상황을 이해하도록 하려면 그들의 언어로 의사들이 먼저 고백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잉진료를 인정하지 않고서 국민의 의료과소비나 정부의 정책 오류만 지적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과잉진료의 원인에 대해 노 회장은 원가 이하의 수가를 가장 먼저 손꼽았다. 2006년 기준으로 원가의 73.9%에 불과한 강제수가로 인해 의사들은 의료사고로부터 발생되는 경제적 피해를 덜기 위해 과도한 검사와 치료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낮은 진료수가로 인한 국민의 의료 과소비도 과잉진료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의료비 급증과 건강보험재정의 적자 원인은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 때문인데도, 정부는 본질을 숨기고 과잉진료 탓을 하며 의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이는 '정치인'으로 구성된 정부가 국민의 '표'를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의 본성을 무시하고 희생을 강요하는 제도는 오래 갈 수 없다"면서 " 현재까지 평균수명·영아사망률 등 국민의 건강상태가 훌륭히 유지된 것은 '싼 의료비'를 강제하는 정부의 시책에 의사들이 순응해오면서 희생을 기꺼이 감수해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하지만 이제 의사들은 한계에 부딪혀 이대로는 더 버틸 수 없다"고 밝히고 ▲원가 이하의 진료수가를 국가의 세금으로 보전해 대폭 현실화 하고 적정진료의 통제기전을 강화 할 것 ▲국민에게 현실의 문제점을 고백하고 조제비 등 건강보험제도의 낭비적 요소를 대폭 구조 개선할 것 ▲획일화된 진료비를 강제하는 정책을 포기할 것 등 제도 개혁의 시기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우리 스스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우리들의 책임을 깨닫고 반성하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수가를 강요하는 현 의료제도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앞으로 국민에게 어떤 피해가 발생하게 되는지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의사들 역시 "반드시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 지금 이대로의 의료환경을 후배들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다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의협신문 이석영 기자 | lsy@doctorsnews.co.kr